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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랜덤하게 뽑기

Civil Service Reform and Organizational Practices: Evidence from the Pendleton Act

by Diana Moreira and Santiago Pérez (NBER WP #28665)

보통 급수가 높은 공무원(civil servants)은 시험을 봐서 합격한 사람들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 고시낭인/고시폐인 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고시(5급) 혹은 7/9급 공무원 시험을 오랫동안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것이 사회적 낭비일 수 있다는 의견지 적지 않은데, 이 페이퍼는 이 문제를 역사 데이터를 가져와서 잘 설명했다.

1883년부터 미국에서는 civil servants가 되기 위해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정책을 시행했는데, 그 전에 뽑힌 사람들의 업무성과 (cost-effectiveness in revenue collection)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는 걸 보고했다.

사실 경쟁을 통해서 제한된 자원을 나눠가지는 일은 아주 다양하게 있는데, 이 “경쟁을 통한 선발과정이 정말로 유의미하게 성과와 상관 있는가?”는 케이스마다 다르다. 7급 공무원의 경우 한국사 능력시험 같은 걸 요구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 7급 공무원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한국사 능력을 업무에 활용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이럴 때는 차라리 최소한의 제외 기준을 정하고, 제외되지 않는 사람들 중 일부를 랜덤하게 뽑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Lottery pool에는 최대 n년까지만 있을 수 있고, 그 이후에 되지 않으면 재지원이 불가능하게 해 놓으면 사회적 손실도 줄일 수 있을텐데 말이다.

사람을 랜덤으로 뽑는다니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랜덤하게 한정된 자원을 주는 경우는 적지 않다. 주택 청약 같은 것도 예가 될 수 있고, 나이지리아에서는 (영세사업자 입장에서는 꽤 큰 금액의) 영세사업자 지원을 1단계 스크리닝을 거친 후에 랜덤하게 뽑는다고도 한다. (이 성과가 엄밀한 선별과정을 거치는 것에 비해서 그다지 효율성의 감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류의 연구 결과를 팟캐스트에서 들은 적이 있다. https://text.npr.org/478858004) 일단 이해관계자의 과반수 이상이 이러한 institutional change에 동의하기만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1단계 통과 후 그중에 랜덤. 아주 엄밀하게 생각해 본 건 아니지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능력 분포를 생각해보면, 상위에 있어서 쉽게 통과할 사람들은 이러한 랜덤 선발을 싫어할 것이고, 중위에 있어서 아슬아슬하게 붙거나 떨어져서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는 사람들의 경우는 무차별할 것 같고, 하위에 있어서 1단계 스크리닝을 통과할 능력은 되지만 합격에 오랜 시간이 걸릴 사람들은 선호할 것이다. 이럼 상위의 일부는 이탈할 것인데, 이게 사회적으로 나쁘냐 하면 그런것도 아닌 것이, 역량이 높은 사람들이 더 생산적인 일을 할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공무원의 대우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균형상태는 원래 인적자원의 역량보다 약간 shift down된 분포를 가질 것 같다. 흠…. 연구해볼 수도 있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