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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자와 게으른걸 아는 자를 구분하기

Revealing Naïveté and Sophistication from Procrastination and Preproperation

by David J. Freeman (AEJ Micro 2021)

내가 좋아하는 (하지만 딱히 연구는 안하는) time inconsistence관련 이론 논문이 나와서 재밌게 읽었다. David Freeman은 몇 번 학회에서 만났는데, 아주 나이스한 사람인데다가 똑똑하기까지 한 사람이라, 잘 되고 있어서 보기 좋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 “오늘만 치킨 먹고 내일부터는 진짜 다이어트 할거야!”라고 생각한다고 해보자. 이중에 일부는 내일이 되면, 다시 “오늘만 피자 먹고 내일부터는 진짜…!”를 외치는 사람일 테고, 이중에 일부는 ‘내가 내일부터는 다이어트를 할거라고 말은 하지만, 내일이 되면 또 무슨 변명을 찾아서 야식을 먹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사람일 거다. (물론 소수의 사람들은 정말 계획대로 딱 맞게 하기도 할 건데, 이 그룹은 제외하고) 전자의 경우를 Naivete, 후자의 경우를 Sophisticated라고 부른다. ‘내가 Present bias(오늘은 특별하므로 오늘이 아닌 내일 이후의 날들을 디스카운트하는 경향)가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을 sophisticated라고, ‘스스로가 Present bias가 있는지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을 Naivete라고 불러도 된다.

David의 페이퍼는, 약간의 제약을 변화시킨 상황에서의 관측을 통해서 얘가 Naivete인지, Sophisticated인지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예시를 아주 잘 들어서 그걸 그대로 정리해서 옮긴다.

상황 1. 학생이 이번 주랑 다음 주에 한 번씩 실험실 과제를 해야 함. (이번 주와 다음 주는 다른 상황의 변화가 없고, 얘의 선호도 변함이 없다고 가정) 이번 주에는 화요일과 목요일만 실험실이 개방되어서, 두 날 중 한 날에 과제를 해야 함. 둘째 주에는 수요일도 실험실이 개방됨. 만약에 이 학생이 첫째 주에는 화요일에, 둘째 주에는 목요일에 실험을 했다면 이 학생은 Naivete임! 첫째 주에 과제를 화요일에 했다는 건, 목요일보다는 일찍 하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라는 건데, 둘째 주 화요일에 과제를 안했다는 건, 수요일을 더 선호한다고 추론할 수 있으며, 수요일에 숙제를 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다는 걸 시사함 (왜냐하면, 수요일에 못할거란 걸 알면, 화요일과 목요일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첫째 주에 화요일을 선호한다는 걸 확인했으니, 그걸 알고도 수요일로 미루지 않을 거니까). 그런데 목요일에 과제를 했다는 건, 둘째 주 화요일에 “과제는 내일 하는 게 제일 좋아! 내일 하자!”라는 믿음대로 행동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함. 그러니 얘는 Naivete!

상황 2. 다른 학생이 이번 주랑 다음 주에 한 번씩 실험실 과제를 해야 함. 이번 주에는 화요일과 수요일에 실험실이 개방되고, 다음 주에는 목요일도 개방됨. 만약에 이 학생이 첫째 주에는 수요일에, 둘째 주에는 화요일에 과제를 했다면, 이 학생은 Sophisticated임! 첫째 주 수요일에 과제를 했다는 건 화요일보다는 수요일을 선호한다는 것인데, 둘 째 주에는 목요일에 실험실이 추가로 개방되었다는 걸 알고도 화요일에 과제를 했다는 건 “음.. 내가 수요일에 하는 게 좋다고 내일로 미뤘다가는 분명 하루 더 미루고 목요일에 하겠지? 그럼 목요일보다는 지금 하는 게 낫겠네”라고 생각했다는 걸 의미함. 그러니 얘는 Sophisticated!

아주 간단한 상황에 확인할 수 있는 관측을 제공하는데, 직관이 아주 좋다. 시간 선호 연구자들은 어떻게 naivete와 sophisticated를 구분하는지 되게 신경을 많이 쓰는데, 잘 인용될 연구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