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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절 강제의약이 남긴 영향

The Legacy of Colonial Medicine in Central Africa

by Sara Lowes and Eduardo Montero (AER 2021)

세상에- 되게 좋은 연구다.

프랑스가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식민지배할 때, 아프리카 수면병 치료를 위해 부작용이 큰—때때로 치명적인—약을 강제로 투여한 역사가 있는데, 이런 강제 투약 캠페인의 정도가 강한 나라일수록 (50년이 지난 지금도!) 백신 접종률과 의학에 대한 신뢰에 낮다는 관계를 밝힌 페이퍼다.

집단이 단체로 경험한 것이 세대를 걸쳐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많다. 한국의 경우 한국전쟁 직후 체제를 전복하려 하는 “빨갱이”들 때문에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고생한 세대는 사실 (1960년대에 20대였다고 생각하면) 지금 80대 이상인 세대인데, 지금의 20대의 입에서도 “종북 좌빨”이라는 표현이 오르내린다. 독일의 경우 나치 시절을 겪고, 중앙정부가 자신을 감시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OECD 국가 중 가장 현금사용률이 높은 나라이자 개인정보 보호에 신경을 많이 쓰는 나라 중 하나이다. (현금 대신 카드를 쓰면 내가 어디에서 뭘 샀는지 기록이 남으니까, 그게 싫다고 현금 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구글 맵으로 스트리트 뷰를 보면 그냥 일반 집인데 사용자 요청으로 불투명 처리한 곳이 적잖이 있고. (친목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가명을 쓰는 것을 어색해 하지 않는다.)

이런 스토리를 백신 접종률과 의학에 대한 신뢰에 이어서 확인할 생각을 하다니, 아이디어도 너무 좋고, 설명도 강력해서 더 좋다. 팬데믹이 사그라들 줄 모르는 지금 시점에 적절한 연구이기도 하고. 여튼 잘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