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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일관적인 선택은 어쩌면 선호의 반영일지 모른다

Stable Randomization

by Marina Agranov, Paul J. Healy, and Kirby Nielsen (EJ 2022)

Multiple-Switching Behavior in Choice-List Elicitation of Risk Preference

by Soo Hong Chew, Bin Miao, Qiang Shen, and Songfa Zhong (JET 2022)

Choice, deferral, and consistency

by Miguel A. Costa-Gomes, Carlos Cueva, Georgios Gerasimou, and Matúš Tejiščák (QE 2022)

오늘은 최근 나왔거나, 곧 나올 세 페이퍼를 묶어서 기록한다. 경제학 교과서 제일 처음에 나오는 “합리성”은 선택의 일관성을 포함한다. 즉, (다른 조건이 일정했을 때) A가 B보다 좋다면, A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쉽게 violate된다. A를 고르면 1000원을 주고, B를 고르면 동전을 던져서 앞이면 2000원, 뒤면 400원을 준다고 생각해보자. 위험 회피 정도에 따라 누군가는 A를 선호할 테고, 누군가는 B를 선호할 것이다. 이걸 열 번 반복해서 물어본다고 하면 어떨까? 모든 조건이 일정하고, 사람의 선호는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물어보는 과정 중에 선호가 바뀌지 않는다고 하면, A건 B건 간에 열 번 모두 한 가지 선택만 하는 사람도 “합리성”을 만족하는 사람이다. 모두가 그런가 물어보면,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일부는 선택을 “랜덤하게” 한다.

좀 다른 상황에도 일부 사람들은 선택을 랜덤하게 한다. 주사위를 굴리기 전에 [4이하] 혹은 [5이상] 중에 하나에 베팅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베팅한 조건에 맞게 주사위 결과가 나오면 보상을 받는다면, 주사위가 공정하고, 모든 주사위 굴리는 행위가 독립시행이기 때문에, 몇 번의 베팅을 해도 [4이하]에만 베팅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4이하]와 [5이상]을 적절히 섞어서 베팅한다. (베팅 빈도를 이벤트의 확률에 맞춘다면, 즉 위 예시에서 60번 베팅할 기회가 있고 하면, 40번을 [4이하] 20번을 [5이상]에 베팅을 한다면, 이를 probability matching 행위라고 부른다.)

이런 행위가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에 기반한 것인지가 자연스럽게 궁금하다. 이런 연구가 꽤나 많이 있고, 최근에 몇 개가 같이 나왔다.

예전 Machina (1985)에서부터 나온 얘긴데, 사람은 어느 정도 랜덤한걸 좋아한다. 점심 메뉴 고르는 걸 랜덤하게 룰렛을 돌려서 도와주는 앱들이 많은 걸 보면 굳이 설명을 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Agranov and Ortoleva (2017)이 실험을 통해 아주 명시적으로 preferences for randomization을 보여줬으니, 위 세 연구는 이의 후속연구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첫번째 페이퍼는 “사람들의 Randomization 성향이 여러 다른 context에서 비슷하게 유지되는가?”를 답했다. 한 task에서 일관된 (랜덤한) 선택을 하는 사람은, 다른 task에서도 일관된 (랜덤한) 선택을 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두번째 페이퍼는 Multiple-price listing 실험에서의 multiple switch는 그냥 지워버려야 할 잘못된 데이터가 아니고, indifferent한 선택지 사이에서의 randomization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세번째 페이퍼는 일반적 실험 환경에서는 뭐든 선택을 해야 하는데, “선택을 미루는” 옵션이 추가되었을 때 선택이 훨씬 일관적이라는 것을 보였다. 그러니까, 잘 모르겠거나 아주 큰 선호가 없는 상황에 “뭐라도 고르라”고 요구받는다면, 랜덤하게 고르는 경향이 관측의 일관성을 저해한다는 거다.

세 페이퍼 모두 재밌다.

`사소하게 광고를 섞자면, 김희천 박사와 쓴 Probability Matching and Strategic Decision Making 이 위 연구들과 관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