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 소요

직원들끼리 연봉을 공개하면 평균 임금이 낮아질 수 있음.

Equilibrium Effects of Pay Transparency

by Zoë B. Cullen and Bobak Pakzad-Hurson (ECMA 2023, May)

한국에는 연봉이 호봉이나 연공서열로 정해지는 경우가 여전히 많아 아주 논의가 활발한 건 아닌데, 아마 스타트업이나 능력기반 연봉을 받는 회사가 더 많아지면 필요한 논의일 것 같고, 잘 쓴 페이퍼라 가져옴.

미국에서는 직원들의 연봉이 개별적인 협상을 통해 정해지게 되는데, 이를 직원들끼리 서로 공개하는 걸 다소 쉬쉬하는 편이다. 잘못된 상식이나 몰랐던 사실을 소개해 주는 유튜브 영상(예를 들면 이런거: Adam Ruins Everything–Why You Should Tell Coworkers Your Salary)에서 ‘동료들끼리 연봉 공개하는 거 불법이 아니니 적극적으로 물어봐도 된다’는 걸 알려주는 걸 보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연봉을 서로 공개해도 되고, 또 좋다.’는 류의 주장은, 나와 비슷한 일을 하고 비슷한 역량을 가진 동료들이 받고 있었던 연봉보다 내가 훨씬 덜 받고 있을 때를 주로 상정한다. ‘남들은 이런 연봉을 받으니 나도 이만큼 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협상을 해서 연봉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걸 의미한다. 회사가 ‘너보다 훨씬 잘하는 얘랑 쟤도 이만큼 받는데, 너는 이 연봉이면 충분하지 않겠냐’고 주장해서 연봉을 안 높일 수 있다는 거다.

위 페이퍼는 직원들끼리의 연봉 공개가 낮은 협상력과 더해지면 평균 임금이 더 낮아질 수도 있음을 이론적으로 보이고, 실증 데이터로 뒷받침했다. 스토리가 상식을 잘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주고, 엄밀한 이론적 결과가 상식과 다를 수 있는 것을 상기한 후에, 실증 데이터로 주장을 잘 뒷받침한, 좋은 연구의 표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