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추구는 사치재임
도덕성 추구는 사치재임
Morals as Luxury Goods and Political Polarization
by Benjamin Enke, Mattias Polborn, and Alex Wu (NBER wp. 30001)
학부 미시경제학 교과서에 보면 사치재(Luxury goods)는 소득탄력성이 1보다 큰 재화로 정의된다. 그러니까 현실 세상에서 명품이 어떻고 한정판이 어떻고 이런 게 사치재의 기준이 아니고, 소득 증가율보다 소비 증가율이 더 큰 재화를 말하는 거다. (예를 들어, 원래는 양고기를 한달에 1kg을 먹다가 연봉 10% 상승 기념으로 양고기를 1.5kg 사먹었다면, 소비증가율이 50%이므로 50/10=5>1이라서 양고기는 사치재임.)
위 페이퍼는 ‘도덕성’이 사치재의 성질을 띤다는 것을 시작점으로 삼아 많은 정치경제학 상황을 설명하고자 시도했다. 도덕성이 사치재라니 무슨 소린가 싶지만, 쉽게 (1) 개인의 보수를 극대화하지만 덜 도덕적으로 보이는 행위와 (2) 개인의 보수를 약간 희생하지만 도덕적으로 보이는 행위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소득 수준이 X%올랐을 때, (2)를 선택하는 비율이 Y%증가했다고 하면, Y%/X%가 1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설명할 수 있는 것은, (1) (높은 세금을 통한) 재분배 정책을 선호하는 부자 (우리나라 말로는, ‘강남좌파(?)’)의 존재와 (2) Democratic party의 heterogeneity가 Republican의 그것에 비해 더 크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요약해서, 경제적 이슈와 도덕적 이슈가 두 축일 때, 부자라면 감세-저복지를, 가난하다면 증세-고복지를 지향할 것이고, 도덕적이라면 증세-고복지를 지향할 것인데, 부자일수록 (사치재인) 도덕적인 Concern을 하는 비율이 늘어나니까, 증세-고복지를 지향하는 사람 그룹(Democratic)은 대다수의 저소득층과 많은 고소득 도덕성지향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Republican은 소수의 저소득층과 대다수의 고소득층으로 구성되게 될 것이므로 그룹의 heterogeneity가 민주당 측이 더 크다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재밌는 아이디어로 여러 관찰을 잘 전개했다는 점에서 좋은 페이퍼다. 좋은 곳에 출판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