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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을 후하게 주는 경향이 대학 졸업률을 높임

Why Have College Completion Rates Increased?

by Jeffrey T. Denning, Eric R. Eide, Kevin J. Mumford, Richard W. Patterson, and Merrill Warnick (AEJ:EP 2022)

(미국 학교 얘기임) 1970년대와 80년대에는 대학 졸업률이 줄었었는데 (즉, 중퇴율이 늘었었는데), 1990년대 이후부터 대학 졸업율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관측해서, 무엇이 대학 졸업률 상승을 이끌었는지 확인해봤다. 다른 요소들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학점 인플레’가 이를 이끌었다는 재밌는 결과를 찾았다. 학점 인플레에 대한 유일한 긍정적인 리포트인 것 같네.

잡설1: 한국에서 학점을 주기 시작하고서 느낀 건, 내가 학교를 다녔을 때에 비해 학점을 정말 말그대로 퍼준다는 거다… 긴 코로나 여파로 인해 비대면 강의가 많았고, 이로 인해 조금 어려운 수업은 (도움이 필요하지만 적극적으로 도움받지 못하는) 성취도 낮은 학생들의 이탈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여 수업을 쉽게 가르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해졌는데, 대면 강의로 거의 돌아온 상황에도 수업을 쉽게 가르치는 경향은 이어졌다. 거기에 더해서 성적 채점을 아주 후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절대평가 수업인 경우 A+와 A를 주는 비율이 너무 올랐다… 상대평가로 따지자면 상위 50% 정도 (38명중 18등)을 한 학생으로부터 ‘내가 뭐가 부족해서 A+를 받지 못했냐’는 성적이이신청도 받았다. 학점으로 signaling하는 것은 이제 무의미해진 상황인 듯…

잡설2: 저자 중 한 명인 Rich Patterson은 나와 같은 시기에 졸업한 친구다. 아주 친분이 있는 건 아니고, 관심사가 겹치니 수업에서 자주 봤다. 열심히 하기도 하거니와, 백인답지 않게 약간의 시기심(?)을 가진 느낌이다. 내가 칼텍에서 포닥을 하고 있을 때 학회에서 만났는데, “너 어디갔다그랬지…? 아 ‘CIT’갔지?”라고 말하는 걸 보고 ‘아 얘 일부러 Caltech이라고 안부르고 CIT라고 부르는구나’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카이스트라는 표현이 있는 걸 뻔히 알면서, ‘한과원’이라고 부르는 셈이니까… 근데 그게 나쁘다는 거 아님. 남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으니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연구를 왕성히 하는 거니까. 더 잘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