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한 정책이 여자에겐 해가 된다고?
가족을 위한 정책이 여자에겐 해가 된다고?
Equal but Inequitable: Who Benefits from Gender-Neutral Tenure Clock Stopping Policies?
by Heather Antecol, Kelly Bedard, and Jenna Stearns (AER 2018)
Working paper 버전으로 돌아다녔을때 Justin Wolfers가 뉴욕타임즈 기고문에 인용하여 유명했던 페이퍼가 AER에 나왔다. 페이퍼보다는 기고문이 더 읽기 쉬우니 여기 링크를 걸겠다: Tenure extention policies that put women at a disadvantage
다른 학계도 비슷하겠지만, 경제학과 조교수는 처음 6년간의 연구성과를 가지고 테뉴어 심사를 받는다. (연구된 샘플에서는 평균적으로 약 30% 정도 처음 자리를 잡은 학교에서 테뉴어를 받는다.) 이 페이퍼는 조교수 시절에 아이가 태어나면 테뉴어 심사를 1년 늦추는 정책을 시행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를 비교하여 어떤 효과가 있는지 봤는데, 아주 놀랍게도 이 정책을 시행하면 남자가 테뉴어를 받을 확률은 19퍼센티지 포인트가 올라가고, 여자가 테뉴어를 받을 확률은 22퍼센티지 포인트가 내려간다는 거다.
이유는 뉴욕타임즈 기고문의 그림에서 잘 나타난다. 아이가 태어나서 테뉴어 심사가 1년 늦어지면, 남자는 그 시간에 연구를 더 하고, 여자는 1년 동안 오롯이 육아에 시간과 체력을 많이 쓰고, 그 후에도 여전히 육아를 더 하게 되기 때문에 그 정책의 혜택을 못받는다는 건데…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숫자가 믿을만한 숫자라고 하기에는 좀 크다… 너무 크다.
working paper 버전을 가지고 논리적으로 비판한 블로그가 있어서 가져온다. AER페이퍼에는 몇몇 지적이 반영되어 있다고는 하는데, 숫자 자체에 큰 변화는 없다. 링크는 여기 있다: Don’t change your family-friendly tenure extension policy just yet.
링크를 세 개나 달았는데, 이 세 개를 다 가볼 일을 없을거라 생각하여… 마지막 블로그의 주요 논점을 정리하면
- “at their first jobs”에서 테뉴어를 받는 것으로 한정한 것 때문에 해석이 왜곡된다. 저자들이 찾은 것처럼 Gender-neutral tenure clock stop policy가 여성이 “결국” 테뉴어를 받는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면, 사실 테뉴어 결정 전에 옮기는 사람들도 다 테뉴어가 안된 것처럼 계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탑10학교에서 박사를 받은 여성 경제학자의 경우 학교를 6년 안에 (좋은 이유에서) 많이 옮긴다. 이렇게 옮기는 것도 마치 테뉴어가 ‘안되어’ 쫓겨났다는 것처럼 곡해할 여지가 있다.
- 시기에 따라 테뉴어 받는 비율이 급격히 변했고, 그 변하는 패턴이 성별마다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걸 반영하지 않았다. 그리고 관련 샘플이 많지 않다.
- 남자가 테뉴어 클락이 1년 늦어지는 경우에 평균적으로 1년 빨리 테뉴어를 받는다는 걸 보면, 남자는 애 낳는 것과 상관없이 비교적 동일한 시기에 테뉴어 결정이 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 NYT기사에서 나온 “애를 낳아 벌은 1년을 더 써서 테뉴어 가능성을 높인다”는 주요 해석과는 상충되는 결과다.
- 샘플을 선택할때, 초반 2년 안에 1개 이하의 논문을 출판한 사람들을 제외했다고 하는데, 사실 이사람들이 제일 테뉴어 될지 말지 간당간당한 사람들이 아닌가? 이사람들을 왜 제외했나?
뭐 이렇다. NYT 스토리 자체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좋은 구조 (좋은 취지에서 가족친화적 정책을 시행함 → 사실은 이게 더 양극화를 초래함 → 여성들이 더 손해봄)를 가지고 있고, 이 AER페이퍼도 ‘충격적인’ 결과를 보고했다는 점에서 대단하지만, 여전히 숫자가 지나치게 커 보인다. 적당히 커야 충격적이지… 이정도 크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