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형질 때문에 부가 대물림되는 건 아니다.
Why Do Wealthy Parents Have Wealthy Children?
by Andreas Fagereng, Magne Mogstad, and Marte Rønning (JPE 2021)
한국전쟁은 한국인으로서는 비극이다. 전쟁고아들이 넘쳐났었고, 그들은 전 세계에서 입양되어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다른 나라에 입양된 쌍둥이가 소셜네트워크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는 스토리들도 드물지 않게 접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한국 전쟁 이후 랜덤하게 흩어진 입양아들이 인적자원 관련 연구를 할 때 아주 유용하다. 아주 러프하게 말하면, 연구자는 어떤 현상에 대한 이유를 다른 설명을 배제한 채로 클린하게 찾길 원하는데, 특정 한 요소가 어떻게 관측하는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상적인 실험실에서 확인하려면, 그 요소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랜덤하게 나누면 된다.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A만 B로 바꾸면…“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공부를 잘 하는 게 엄마가 머리가 좋아서 그런것인지, 주변 친구들이 좋아서 그런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애 엄마를 갑자기 변경시킨다던지, 강제로 친구를 바꾼다던지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사람은 랜덤하게 흩뿌릴 수 없는데, 한국의 전쟁고아들은 거의 랜덤하게 전세계에 입양되었다는 점에서 아주 유니크…. 한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입양된 아이들이 중년이 된 지 오래고, 많은 연구들이 발표됐다. 이번에 JPE 에 나온 페이퍼중 하나도 한국에서 입양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부모가 부자면, 아이들은 (1) 유전적으로 부자인 형질을 타고나서 부자가 될까, 아니면 (2) 유전 외적인 요소들이 더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까? 이걸 답하기 위해 한국에서 랜덤하게 입양된 아이들을 트랙해서 확인을 한 거다. (1)의 경우는 아주 원천적으로 막힌 채널이기 때문에, 양부모와 자식간의 부의 상관관계는 유전 외적인 요인에 의해 설명된다고 할 수 있다. 이 페이퍼는 그걸 잘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