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주는 행위의 경제학
The Economics of Tipping
by Ofer H. Azar (JEP 2020)
팁 문화가 social norm이 아닌 나라(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팁 문화가 social norm인 북미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끼리 식사를 하면 아주 잦은 빈도로 팁 이야기가 대화주제가 된다. 팁 주는 행위는 행동경제학 연구에도 꽤 자주 다뤄지는 토픽이고, 나도 관심이 많은 토픽이다. (아마도 나와 식사를 두 번 이상 한 사람은 적어도 한번은 내가 팁 관련 얘기를 장황하게 하는 걸 들었을거다.) JEP는 잘 교육받은 비전공자가 잘 이해할 수 있게 문헌을 정리하고 소개하는 목적을 가진 페이퍼들을 출판하기 때문에, 쉽고 재밌게 읽었다.
내가 원래 관심있던 주제였기 때문에 원래 아는 얘기들이 많았다. 가령
- 서비스 받은 후에 내는 팁은 고전적인 경제학 모형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며, 주요 이유는 psychological and behavioral factors에 근거한다.
- 특히 social norm에 맞추기 위해서 팁을 주기 때문에 팁을 주는 것이 서비스나 재화의 특징 등에 consistent하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보다 팁을 주는 정도가 서비스 퀄리티에 아주 적게 반응한다.
- 하지만 서비스 제공자는 서비스 퀄리티가 팁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믿는 경향이 크다.
- 서비스 퀄리티와 상관없는 액션들 (가령 영수증을 건네며 어깨에 손을 가볍게 올린다던지, 처음 주문을 받을 때 스쾃 자세로 올려다본다던지)로도 팁 사이즈가 변한다.
- 백인이 팁을 더 받고, 심지어 흑인 소비자들도 백인에게 팁을 더 준다.
- 요리를 하는 사람들처럼 직접적으로 손님을 응대하는 경우가 적은 사람들은 팁을 못받으므로 팁의 분배가 고르지 못하다.
등이 그렇다. 내가 덜 생각했던 부분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본문에서는 Restaurants 한정—의 유인이 크다는 점이다. 아래는 관련 부분을 그대로 가져오… 려고 했으나, 붙여놓고 보니 내가 안읽을 것 같아서 요약
- 대부분의 고객이 팁을 주는 것을 선호하는데, 굳이 다른 식당들이랑 다르게 팁 안받고 Service charge까지 붙여서 금액을 정할 이유가 없음.
- 팁 대신 서비스 차지를 포함한 메뉴는 고객들에게 비싼 식당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음.
- (중요) 서버의 퀄리티 체크를 일일이 할 수 없을 때, 손님이 monitoring capacity로써 기능함. 여전히 많은 서버는 본인의 서비스 퀄리티가 팁 사이즈에 영향을 준다고 믿기 때문에, 팁을 다른 수단으로 대체하는 것은 monitoring capacity 혹은 incentivizing tool 하나를 잃는 것임
- (중요) 서비스 차지를 통해 메뉴 가격을 올리고, 추가로 얻은 이윤을 일하는 사람끼리 공평하게 나누게 되면, 서비스 퀄리티가 높거나 바쁜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한 사람에게 불리한 분배 형태를 가짐. 결국 lemon market처럼 평균 이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바쁘지 않은 시간대에만 일을 하려고 할 거고, 이게 반복되면 각 시간대별로 다른 임금을 주지 않는 이상 노동균형을 맞추기 어려움
Freakonomics radio에서 두 번—2015년쯤 한번, 2019년쯤 한 번—소개했던 팁 정책을 바꾼 레스토랑 그룹 (Danny Meyer의 Union Square Hospitality Group, USHG)은 요리학교를 나오고 오랜 시간 노력을 한 주방의 요리사에 비해 서버만 팁을 받는 것은 차별적이라고 생각해서 팁을 모두 없애고 서비스 차지를 넣은 시도를 했었는데, 초반에는 성공적이였던 변화가 시간이 지날수록 잘 안된다는 것도 언급되어있다. 위에 언급한 3, 4번의 이유과 관련이 커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