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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차별과 조세회피 같이 일견 나빠보이지만 때로 좋을 수도 있는 것들

오늘은 비슷한 시기에 나온 두 개의 working paper를 위의 제목으로 묶어본다.

Third-Degree Price Discrimination in Two-Sided Markets

by Alexandre de Cornière, Andrea Mantovani, Shiva Shekhar (CESifo Working Paper 10618)

3도 가격차별은 시장세분화(market segmentation)이라고도 부르는데, 명확하게 구분되는 외부 기준을 바탕으로 다른 가격을 매기는 가격정책을 말한다. 관광지의 청소년/성인/노인 입장권 가격의 차이는 나이라는 기준으로, 영화나 대중교통의 조조할인은 시간을 기준으로, 큰 행사의 지역참가자와 외부참가자의 참가비 차이는 거주지역을 기준으로 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3도 가격차별의 사례이다. 이 가격차별은 보통 생산자쪽의 후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연구는 two-sided market (흔히 말하는 플랫폼시장)에서는 3도 가격차별이 소비자 후생 역시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밝혔다.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플랫폼에서는 시장세분화를 한다는 것이 (원래는 없었던) 공급을 만들어서, 그 그룹의 수요자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구해 후생을 높일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The Bright Side of Tax Evasion

by Wladislaw Mill and Cornelius Schneider (CESifo Working Paper 10615)

위 연구는 과거 동료의 연구여서 반갑다. (최근에 학교 방문했는데 육아휴직중이라 만날 수 없었음) 내야 할 세금을 안 내는 것은 사회적으로 손해이다. 감사가 소홀하면 조세를 회피하는 사람들이 더 이득을 보는 불합리한 구조라서 손해고, 감사를 강화하면 감독 및 행정비용이 엄청나서 손해이기 때문이다. 위 연구는 조세 회피가 가능하면 (더 정확히는, 일정 확률로 세금을 안 낼 기회가 생기면) 사람들이 일을 더 열심히 하기 때문에, 결국 조세 회피를 하는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조세가 늘어날 수 있음을 실험 데이터를 통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