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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논문은 정말 너무 늦게 출판됨. 개선될 필요가 있음

Publishing Economics: How Slow? Why Slow? Is Slow Productive? How to Fix Slow?

by Aboozar Hadavand, Daniel S. Hamermesh, and Wesley W. Wilson (JEL 2024)

Economics publishing proceeds much more slowly than in the natural sciences, and more slowly than in the other social sciences and finance. It is relatively even slower at the extremes. Much of the lag, especially at the extremes, arises from authors’ dilatory behavior in revisions. Additional rounds of resubmissions at top economics journals are related to additional citations; but conditional on resubmission, the delays are unrelated to greater scholarly attention. We offer several proposals for speeding publication, including no-revision policies such as Economic Inquiry’s, the use of “cascading referee reports,” limits on authors’ time revising, and limits on editors waiting for dilatory referees.

경제학 논문은 진짜 출판되는 데 오래걸린다. 위 논문의 저자들은 경제학 논문 출판이 다른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보다 훨씬 느리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자들이 수정(revision)에 오래 걸리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흥미로운 건, 탑 저널에서 리비전 횟수가 늘어날수록 인용은 늘지만, 시간 지연 그 자체는 인용 증가와 무관하다는 점이다.

내 경험담

내 논문 중 하나는 2019년에 처음 투고해서 2024년에야 출판됐다. 그런데 이 정도면 “보통”이다. 주변 연구자들도 크게 놀라지 않는다.

왜 이렇게 느릴까?

  • 경제학계 컨센서스: 투고 후 6개월 동안 아무 연락이 없어도 에디터를 채근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 일찍 연락하면, 굉장히 재촉하는 친구 이미지가 생기는 느낌.
  • 수정 요청사항이 이른바 robustness checks라는 이름으로 오만가지를 더 해보라는 요구가 포함되어 너무 방대하다. 내 생각엔 저자들이 게을러서 수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아니라, 요청사항 자체가 과도하다는 게 더 정확한 설명으로 보인다.

다 아는 얘기를 굳이 블로그에?

사실 이 논문을 블로그에 올린 이유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JEL에 이런 짤이 떡하니 실렸기 때문이다.

Slow publication
출처: Hadavand et al. (2024 JEL)

진짜다, JEL에 저런 짤이 논문에 들어가있다. 웃겨서 꼭 포스팅하고 싶었다.

왜 문제가 될까?

출판 지연은 연구 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

  • 좋은 저널에 투고했다가 리젝 → 코멘트 반영해서 다른 저널 투고 → 또 리젝… 이 과정을 반복하는 건 정해진 기간 안에 연구실적을 쌓아야 하는 신진연구자에게 부담스럽다. 그래서 애초에 낮은 저널을 선택하는 경우가 생긴다.
  • 연구비 신청 시에도 문제가 된다. ‘n년 내 출판’ 조건이 있으면, 계획 단계의 연구로는 지원하기 어렵다.

이처럼 출판 속도의 지연은 연구 전략 자체를 (나쁜 쪽으로) 바꾸게 만든다.

제안과 그 한계

저자들은 출판을 빠르게 하기 위한 여러 제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각각 단점도 분명하다:

  • No-revision policy: 빨라질 수는 있지만 에디터 재량이 커져서 신진 연구자에겐 불리할 수 있다.
  • Cascading referee reports: 상위 저널 리포트를 하위 저널에 재사용. 하지만 “우린 OO저널에서 리젝된거 받아줄 정도의 저널은 아니지 않냐”는 반응으로 reject 될 수 있다. AER-AEJ, ECMA-TE/QE처럼 위계가 확실한 저널에서나 잘 동작할 것 같음.
  • Limits on authors’ time revising: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많음. 계산에 몇 달 걸리는 작업을 요구받으면 답이 없다.
  • Limits on editors waiting for slow referees: 좋은 제안이지만, 전문성 있는 심사자를 찾고, 늦어지면 다른 심사자를 또 찾아서 섭외하는 게 에디터 입장에서 쉽지 않다.

마무리

결국 출판 속도를 바꾸려면 저자, 심사자, 에디터 모두가 지금보다 조금씩 더 빨라져야 한다. 그런데… 다들 바쁘다는 게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