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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제도를 뜯어고치는 것보다 ‘오해’를 푸는 게 가성비가 좋다

Demand for Home Pension and Reverse Mortgage: An Information Provision Survey Experiment

by Duk Gyoo Kim and In Do Hwang (B.E. Journal of Economic Analysis & Policy, 2026)

Population aging and the sustainability of retirement financing are critical challenges facing many developed economies. In South Korea, elderly poverty remains a critical issue, despite widespread homeownership among older adults. Although the home pension program allows retirees to unlock housing wealth, uptake remains below 2 % as of 2024. Using a large-scale survey of adults aged 55–79, we conduct an information provision experiment to assess how policy reforms and belief corrections affect demand. We find that enrollment intention rises by 6 percentage points when monthly pension payments are adjusted with house price changes, and by 5 percentage points when bequest conditions are made more flexible. Notably, merely informing that the fixed monthly payments—often perceived as disadvantageous during housing price increases—do not result in a loss when house prices rise because the amount bequeathed to their children increases accordingly, led to a 7 %p increase in enrollment intention. Our results suggest that addressing informational barriers may be as effective as structural reforms in increasing program uptake.

남의 논문을 요약하는 게 이 블로그의 목적이지만, 가끔은 내 논문도 스리슬쩍 끼워 팔아본다. 한국은행 황인도 박사님과 같이 작업해서 최근 BEJEAP에 나온 연구다.

집은 있는데 현금은 없는 한국의 노년층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소득 흐름 기준으로 빈곤층에 속하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자기 명의의 집을 가지고 계셔서, 집을 유동화해서 현금흐름을 만드는 ‘주택연금’ 제도를 잘 쓰면, 노인빈곤율이 OECD평균 수준 정도로 내려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기준 대상자의 2%도 가입하지 않았다.

왜 주택연금에 가입 안하는가를 설문조사 해보면 여러 이유 중 두 개가 두드러진다.

  1. “나중에 집값 오를 때 (고정된 연금액만 받는 건) 손해 아닌가?”
  2. “나 죽고 나면 자식한테 집 한 채는 온전히 물려줘야지. 내가 연금받으면 상속받을 때 처리가 불편할 거 같은데.”

제도를 바꿀 것인가, 생각을 바꿀 것인가?

우리는 55–79세 주택 소유자 3,820명을 대상으로, 사람들에게 가상의 상황(정보)을 줬을 때 가입 의향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는 설문 실험(Survey Experiment)을 했다. 플라시보 그룹은 가입 후 3년 후에 가입비의 일부(만원)를 돌려준다는 아무 의미 없는 제도 개선 상황을 소개 받았고, 그룹 1(Varying Payments)은 집값 변동에 연금액도 변동하는 상황을, 그룹 2(Easing Bequests)는 자녀에게 상속하는 절차를 더 쉽게 해 두는 상황을 제시했다. 통제그룹에 비해, 그룹1과 그룹 2는 각각 가입의향이 6%p, 5%p 증가했다.

여기까진 당연한 결과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가입 안하려고 하는 이유를 고쳐주겠다 하니 가입하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하지만 우리 연구의 핵심은 다음 그룹에 있다.

그룹 3(Changing Perceptions)은 오해 교정 그룹이다. 제도의 변화 없이 다음의 내용을 설명했다. “어르신, 집값이 올라도 연금액이 고정되어 있으면, 나중에 집값이 올랐을 때 자식한테 물려줄 수 있는 남은 집값이 그만큼 더 커지는 거니까 손해가 아닙니다.”

제도를 바꾸지 않고 단지 주택연금 가입을 꺼리는 Top 2 이유가 일부 상충된다는 것를 상기시켜 주었을 뿐인데, 가입 의향이 7%p 올랐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금액을 조정해 주거나 제도를 뜯어고치는 것(Structural reform)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프레임’과 정보의 장벽을 해소하는 것(Informational barriers)이 훨씬 더 강력하고 가성비 좋은 정책 수단일 수 있다는 뜻이다.

총평: 때로는 ‘팩트폭행’이 정책보다 강하다

우리는 흔히 정책이 작동하지 않으면 “제도가 엉망이라서”, “인센티브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정보의 비대칭’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도 있다는 걸 확인했다. 주택금융공사(HF)가 연금 제도를 더 좋게 고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나라 주택연금제도는 이미 국제적으로도 매우 혜택과 보장범위가 넓은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들었다. (시세 17억인 집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연금의 사회보험 성격을 감안하면 저소득층 지원에 집중해야 하는데, 시세 17억인 집으로도 주택연금이 된다는 거 자체가 얼마나 관대한 프로그램인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집값 오르면 손해”라는 널리 퍼진 오해를 깨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는 게 어쩌면 훨씬 시급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