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화나 합법화가 청소년들의 마리화나 소비를 촉진하지 않는다.
마리화나 합법화가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
The Public Health Effects of Legalizing Marijuana
by D. Mark Anderson and Daniel I. Rees (JEL 2023)
보건경제학 연구와는 나와 거리가 있지만, 나중에 궁금할 때 찾아볼 수 있는 좋은 레퍼런스일 것 같아서 가져온다. 마리화나 합법화가 어떤 공중보건 결과를 이끌었는지에 대한 문헌을 정리한 페이퍼다.
연구자들은 표현을 항상 조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령, “이건 맛없다”라고 말할 것을 “맛이라는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고, 어떤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정의한다 하더라도 어느정도의 주관성이 개입될 수밖에 없기에, 내 평가가 일반화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을 염두하여 받아들이길 바라며 주장하던대, 이것은 맛없다고 평가되는 음식들과 유의미하게 다르다고 할 수 없다.”는 식…) 이렇게 초록에서부터 확고한 표현을 쓰는 경우가 드물고, 그런 면에서 너무 참신했다.
(…) there is a near consensus in the literature regarding the effects of medical marijuana laws (MMLs). (…) researchers have produced little credible evidence to suggest that legalization promotes marijuana use among teenagers. Likewise, there is convincing evidence that young adults consume less alcohol when medical marijuana is legalized.
마리화나에 대한 해묵은 논란은 이게 “gateway drug”이냐는 거다. 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번 중독성이 낮고 접근이 쉬운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으로 “입문”하기 시작하면, 다른 중독성이 심하고 몸에 큰 피해를 입히는 심각한 마약을 더 사용하게 된다고 말한다. 당장 구글 검색만 해도 이를 바탕으로 한 주장을 하는 논설, 신문기사, 블로그 등을 아주 쉽게 많이 찾을 수 있다.
보건경제학 연구를 안하는 내 입장에서는, 전형적인 [상관관계
]와 [인과관계
] 구분의 오해에서 비롯된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마약중독자에게 마리화나도 피웠는지 물어보면, 많은 경우 그렇다고 말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구하기 쉽고 싼 마리화나를 어릴 때 피웠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건 마리화나 소비와 다른 마약 소비의 상관관계를 캡쳐한 것이지, 인과관계(마리화나 소비가 다른 마약 소비를 초래함)를 밝히는 것이 아니다.
인과관계를 밝히려면, 비교 가능한 두 집단 중 한 집단에 마리화나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준 뒤에, 마리화나 접근성이 높은 집단에 공중보건 지표들에 차이가 유의미하게 생겼는지 관찰하는 방법이 유효하다. 그래서 위 논문에 소개된 오락용 마리화나 합법화 주를 이용해서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연구들이 의미있는 것이다.
위 논문은 지금껏 출판된 많은 연구를 정리하여 두 가지 확실한 주장을 한다: 오락용 마리화나의 합법화가 청소년들의 마리화나 소비를 촉진하지 않았다는 것과 청소년들의 음주를 줄였다는 것.
한편 의료용 아편 오용, 교통사고, 범죄 등과 같은 관련 있을 법한 다른 공중보건 지표에 대해서는 아주 명확한 답을 낼 수 없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하니, 이후 연구를 기대해 봐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