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린 게 아니라 헷갈린 척한 걸지도
헷갈린 게 아니라 헷갈린 척한 걸지도
Motivated Errors
by Christine L. Exley and Judd B. Kessler (American Economic Review, 2024)
Myriad environments allow for the possibility of confusion. Agents may appeal to such confusion—or the possibility of making an honest mistake—to justify their behavior. In three sets of experiments involv-ing thousands of subjects, we document evidence of such motivated errors. We document this evidence in a simple environment in which the scope for errors is small and in more complex environments in which subjects display correlation neglect and an anchoring bias.
사람들은 스스로를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싶은 순간도 있다. 이 두 가지가 충돌할 때 가장 흔한 변명이 “헷갈렸다”, “실수했다”이다. (세금에 기타소득을 실수로 누락할 수도 있고, 팁을 주는데 20%줄 걸 계산 실수로 10%줄 수도 있는 거고…)
이 논문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심을 정당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류를 만드는/안고치는 현상(Motivated Errors)을 실험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실험은 단순하다. Self/Charity 조건에서 참가자들은 ‘내가 받게 되는 고정된 보상’과 ‘자선단체로 기부되는 숫자의 합’ 중 하나를 선택한다. Charity/Charity 조건에서는 ‘자선단체로 기부되는 고정된 금액’과 ‘자선단체로 기부되는 숫자의 합’ 중 하나를 선택한다. 연구진은 네 개의 숫자를 합치는 조건에 더해서, 아무 의미 없는 ‘+0’ 하나를 추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elf/Charity 상황에서는 0이 추가되자 자기 돈을 선택하는 비율이 증가한 반면, Charity/Charity상황처럼 이기적 동기가 없는 상황에서는 ‘+0’이 선택을 전혀 바꾸지 않았다. 계산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이기적으로 행동할 명분이 필요할 때만 ‘헷갈렸다’는 오류가 등장한 것이다.
이 패턴은 단순한 덧셈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상관관계 무시(correlation neglect)나 정박(anchoring) 효과 같은 더 복잡한 인지 편향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편향이 이기적인 선택에 도움이 될 때는 편향이 강화되고, 방해가 될 때는 오히려 약해진다. 인지적 오류가 무작위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정보를 더 제공하거나 합계를 눈에 보이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이 동기화된 실수를 충분히 줄이지 못했다는 거다. 사람들은 여전히 “못 봤다”, “헷갈렸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오류가 사라진 유일한 경우는 참가자가 직접 합계를 계산해 보고하게 만들어, 정확한 금액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게 했을 때였다.
우리가 저지르는 많은 ‘실수’는 정말 몰라서가 아니라, 내 안의 이기심을 숨기기 위해 스스로 허용한 빈틈일지도 모른다.